2009.12 기획1ㅣ 제자훈련, ‘엣지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라  _ 박진석 목사 _ 기쁨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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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대처하는 리더십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그 변화의 물결에 대처하기 위하여 리더십의 스타일과 내용을 계속해서 적합하게 변화 시켜가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예상되는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리더십의 원리를 파악하여 그 리더십의 원리를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이다.
제자훈련과 관계되는 리더십을 개발해 나갈 때 위의 두 가지 사항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자훈련이 또 하나의 참신한 교회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이라기보다는 변치 않는 예수님의 사역 원리요 사역 철학이라는 점에 주목할 때, 제자훈련 인도자의 리더십 개발은 변함없는 원리를 지켜나가는, 원칙 중심의 리더십을 지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너드 스윗이라는 신학자는 ‘고대 미래’(Ancient Future)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고대 미래(Ancient Future)는 고대와 미래가 시간적으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선상에 있는 하나의 시간대로 파악될 수 있다고 보는 개념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 역사의 시대적 패러다임을 살펴보면 신비, 공동체, 상징으로 특징되는 고대의 패러다임이 포스트모던 시대의 패러다임과 사실상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리더십의 대상인 사람에 대하여 적용해보아도, 사람의 근본적인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에도 동일할 것이다.
따라서 제자훈련 인도자의 리더십 개발의 방향은 고대(Ancient)의 것을 더 많이 참조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과 사도들의 리더십 원리와 철학을 더욱 집중적으로 탐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도끼날을 엣지있게 세우라
마태복음 10장 24절에서 주님께서는 “제자가 그 선생보다 높지 못하다”고 했다. 사람에게 집중하는 제자훈련 사역을 계속해오면서 절감하게 되는 것은 제자훈련 교재나 교육 방법론이나 교육 환경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제자훈련 인도자의 자질이라는 점이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은 『리더십의 21가지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가장 먼저 리더십 수준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리더십의 수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용장 밑에 약졸이 없는 것이다. 제자훈련 인도자가 훈련생들에게 더 깊고도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치기를 원한다면 인도자 스스로가 먼저 높은 수준의 제자도를 따라 삶을 살아야 한다.
신기한 것은 그랬을 때 성도들이 귀신(?)같이 안다는 사실이다. 훈련 교관이 새벽기도를 열심히 하자고 해놓고 새벽기도를 하지 않으면 얼마 못 가서 시들해지고 만다. 큐티하자고 숙제를 내고 법석을 떨어도, 인도자가 큐티의 생활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얼마 못 가서 훈련생들 역시 시들해지고 만다.
결국 제자훈련은 모범 교육이요 본받는 교육이다. 최근에 사람을 개발하는 리더십 방법으로 멘토링(Mentoring)이라는 기법이 널리 활용되는 이유도 멘토와의 관계를 통하여 본을 받는 영향력 때문이다.
따라서 제자훈련 인도자는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제자 됨을 끝없이 점검하고 씨름하는 자라야 할 것이다. 순교자가 순교자를 낳고, 제자가 제자를 낳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훈련이 주효했던 근본적 원인이 있다면, 예수님 스스로가 끝까지 하나님 아버지를 청종했던 참된 제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리더의 최고, 그리고 최대의 사명은 끝없이 성장하는 것이다. 성장하지 않고 발전하지 않는 리더는 가장 큰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자훈련을 담당하는 목회자들이 여러 가지 목회 사역의 과중한 짐들을 짊어지고 있다.
따라서 제자훈련 인도자는 자칫 소진되고 정체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마치 나무를 베는 벌목꾼이 나무 베는 일에 너무 몰두하다가 도끼날이 무디어진 것을 모른 채 계속 도끼질을 하기 쉬운 것과 같다.
제자훈련 인도자는 훈련 사역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수시로 제자훈련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서 자신의 영성과 리더십의 현주소를 점검해보고, 또 맡겨주신 한 영혼 한 영혼에 대한 객관적 성찰의 시간들을 꼭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간들은 도끼날을 갈기 위해 꼭 필요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로 ‘엣지있게’라는 말이 있다. ‘엣지있게’라는 표현은 사실 멋지고 세련되게 라는 의미라기보다는 ‘날이 서있다’는 의미이다. 제자훈련 인도자는 엣지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항상 영적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깨어서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바로 서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리더인 자신이 바로 서 있는 그 모습을, 언제 어느 순간 보고 삶의 기준으로 삼고 있을 훈련생들 생각하며 영적인 날을 세워야 한다.

 

복음을 깨닫고 누리고 실천하라
또한 제자훈련 인도자가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제자훈련은 복음을 경험하고, 복음을 바로 깨닫고, 복음을 자랑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복음적 제자훈련”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훈련이라는 의미에 너무 집착하여 다분히 율법적인 훈련을 감당할 수 있다. “하나님을 위하여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는 식의 율법적인 접근은 복음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변화의 동력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따라서 자칫 인본적인 훈련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복음적 훈련이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무슨 일을 행하셨는가’ 하는 복음을 강조하는 훈련이다. 이 복음을 철저하게 깨닫고 삶에 적용하기 시작할 때 복음적 신앙 인격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훈련생에게 전인적인 변화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이다. 복음적 훈련은 변화의 주도권이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도록 만들어준다. 훈련생에게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복음의 진정성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도자는 먼저 철저하게 복음을 깨닫고 누리고 실천하는 리더라야 한다. 만약 제자훈련 인도자가 복음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확신, 그리고 복음으로 변화된 삶의 체험이 없다면 차라리 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훈련 인도자는 더욱 풍성하고 균형 잡힌 복음적 인격으로 부단히 성장해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스스로 자신을 단련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한번 리더는 영원한 리더임을 기억하라
제자훈련 인도자가 명심했으면 하는 리더십 요절의 말씀으로 히브리서 13장 7, 8절을 소개하고 싶다.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이르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저희 행실의 종말을 주의하여 보고 저희 믿음을 본 받으라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리더의 마지막 모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말씀이다. 인도자는 훈련생들에게 훈련의 기간만이 아니라 먼저 선생된 자로서 평생에 걸친 모범의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자는 일정한 훈련 기간이 끝나더라도 싫든 좋든 훈련생들에게 계속하여 롤 모델이요, 멘토요, 코치로서의 역할을 요구 받게 된다.
훈련의 기간이 끝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훈련 교관과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도자를 통하여 중요한 상담이나 A/S를 받곤 한다. 제자로 훈련되어가는 것은 일정한 제자훈련의 기간만이 아니라 한평생에 걸친 생애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제자도의 길을 걸어가는 모델로서 인도자의 평생에 걸친 모범은 훈련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가깝게는 교회 안에서 그 인도자를 보고 영향을 받기도 하고, 시간이 흘러서도 자신을 제자훈련한 인도자의 모습은 훈련생의 삶의 여정에 롤 모델이 된다.
그래서 제자훈련 인도자는 제자훈련 인도할 때나 훈련 종료 이후에도 자신의 삶을 ‘엣지있게’ 다스려야 하고, 옷깃을 여미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날은 마지막까지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소위 유종의 미(Finish Well)를 보이는 리더의 모델이 참으로 부족한 시대이다. 인도자는 훈련 기간 이후에도 훈련생들의 모범이요 동반자로서 마지막까지 믿음의 선한 경주를 해야 한다.

 

풀러 신학교의 리더십 교수인 바비 클린턴은 생애의 마지막까지 좋은 본을 보여주었던 크리스천 리더들의 특징을 다음의 여섯 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1) 마지막까지 하나님과의 개인적이고도 생동감 있는 영적 교제를 지속하였다.
2) 생애 전체에 걸쳐서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3)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으로 계속 성장해갔다.
4) 자신들의 삶으로 성경의 진리를 실천함을 통하여 말씀의 약속을 성취하였다.
5)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자신들만의 고유한 신앙적 공헌을 남겼다.
6) 자신의 부르심과 사명에 대한 운명적인 자각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분명해졌다.

 

마지막으로 제자훈련과 관련된 리더십 개발에 있어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크리스천 리더십 개발의 주도권은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이다. 크리스천 지도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다. 하나님께서는 포기하지 아니하고 우리 모두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쉼 없이 역사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좋은 리더로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과 열심 못지않게 중요한 마음의 자세는,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분량으로 이끌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뢰하는 일일 것이다.

 

 

박진석 목사는 서울대 사회과학대학과 경영대학원을 거쳐 장로회신학대학원 신대원(M.Div.)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풀러신학대학 선교대학원에서 선교학(Th.M.)과 리더십(Ph.D.)을 공부했다. 미국 C. KOSTA 강사이자, 현재 CAL-Net 경북남부 지역장이며, 포항 기쁨의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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